경제·산업의 구조가 지식기반으로 변화하면서 연구개발을 통한 국가경쟁력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2000년대 이후 국가연구...
경제·산업의 구조가 지식기반으로 변화하면서 연구개발을 통한 국가경쟁력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2000년대 이후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성격은 선진국 추격형 연구개발에서 기초·원천기술개발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술과 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은 기초·원천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혁신주체가 보유한 지식의 통합능력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공동연구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으나 공동연구의 성과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실증분석은 미비한 실정이다.
본 논문은 원천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객관적 자료를 통하여 실증분석 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특히 과제 특성과 공동연구 협력체계에 초점을 맞추어 성과요인을 확인하였다.
우선, 문헌연구를 통해 국가연구개발사업, 공동연구, 연구개발의 성과에 대한 개념 및 이론적 배경을 확인하고 연구개발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크게 과제특성과 연구수행주체특성으로 제시하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연구개발성과는 1차적 성과인 논문수와 특허수로 나타내었으며, 과제특성을 나타내는 변수로 대상기술의 산업분야 및 기술수명주기, 과제계약 시 민간투자비중을 사용하였다. 연구수행 주체특성을 나타내는 변수로는 주관기관 유형, 연구수행주체의 수, 연구수행주체 다양성을 선택하여 국가연구개발사업을 공동연구로 수행하는 경우 협력체계 구성이 연구개발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실증분석은 ‘산업융합원천기술개발사업’의 세부사업인 ‘로봇융합 원천기술개발사업’, ‘바이오·의료기기융합원천기술개발사업’, ‘산업소재융합원천기술개발사업’을 통해 2011년 지원받은 378개 과제 중 2011년에 성과가 발생한 262개 과제를 대상으로 분산분석, 공분산분석 및 음이항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산업분야, 기술수명주기와 같은 기술적 특성은 원천기술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개발성과에 유의한 차이를 주지 않으며, 총 연구개발비 규모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 다른 과제특성인 민간투자비율은 연구개발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침을 확인하였다. 주관기관유형별로 살펴보면 기업 보다 대학, 연구기관이 더 많은 연구개발성과를 보였으며, 연구수행 주체의 다양성에 따라 논문성과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확인하였다. 그러나 특허성과에서는 연구수행주체 다양성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를 확인할 수 없었으며, 음이항 회귀분석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인과관계를 확인하지 못하였다. 연구수행주체 수는 논문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특허성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원천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연구개발 사업의 성과가 기술의 특성 보다는 국가의 전략기술 선택과 연구개발 자원의 집중 투자와 같은 과학기술 정책적인 측면에 더 큰 영향을 받으며, 시장에 적용되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특성으로 인해 기업체 보다는 대학 또는 연구기관이 주관할 때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공동연구 협력체계의 영향은 성과의 종류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성과의 전유성보다 확산에 초점을 둔 논문성과의 경우, 다양하고 많은 연구수행 주체가 연구에 참여할 때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성과의 전유성에 초점을 둔 특허성과의 경우, 다수의 연구수행주체가 연구개발에 참여하여 특허성과를 공유하게 되면 각 주체의 ‘전유성’이 감소하는 문제가 발생하여 성과제고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을 보여준다.
본 연구결과는 학술적, 실무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학문적 시사점으로는 첫째, 연구공백이 존재하던 원천연구 분야의 연구개발 성과 영향요인을 실증분석을 실시하였다. 둘째, 연구수행주체 다양성을 국가연구개발 조사·분석 자료를 활용하여 측정 가능한 변수로 정의하고 연구에 사용하였다. 셋째,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파트너 선택시 선호도를 확인하였다. 실무적으로는 국가과학기술연구개발사업을 기획하는 정책입안자 또는 연구개발과제를 수행하고자하는 연구자에게 원천연구개발을 위한 국가연구개발사업 기획의 방법과 공동연구 협력체계 구축전략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단년도 및 한정적인 성과측정 데이터를 사용하여 연구를 수행하였다는 한계를 가지며, ‘연구수행주체 다양성’이라는 변수의 영향이 일관된 결과를 보이지 않아 변수측정의 적절성에 한계가 있다. 향후 장기간에 걸쳐 확보한 데이터를 통한 종단연구
(Longitudinal study)를 통해 원천기술 연구개발에 시간이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후속연구가 필요하며, 객관적인 자료를 활용하여 연구수행주체의 다양성을 더욱 적절하게 측정할 수 있는 지표개발에 대한 후속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