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서사에서의 '신이성'-{삼국유사}의 신이구조

국문 초록 (Abstract)

이 글은 󰡔삼국유사󰡕에 구축되어 있는 신이성, 신이구조를 밝힘으로써 초기 서사의 맥락을 가늠해 본 것이다. 우선 구체적인 논의에 앞서 '초기 서사'라는 용어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지금까지 이른바 초기 서사류로 지목되는 여러가지 장르종, 즉 신화나 전설, 설화나 소설 따위로 재단된 면이 짙다. 그런데 이런 서사종으로 분류하여 이해하는 것도 방편이지만, 우리 문학을 동아시아에서의 보편성과 특수성으로 가늠할 때 이런 분류 방식은 전체를 이해하는 데 많은 한계점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이런 서사종이 구별하지 않고 원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보자는 취지에서 '초기 서사'라는 용어를 부여한 것이다. 이 초기 서사의 중심은 분명히 {삼국유사}이다. 󰡔삼국유사󰡕가 기이(紀異)편을 필두로 엮어진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작품 전체가 신이한 색채가 농후한 작품이다. 이는 물론 불교적 영험을 위주로 서술한 취지에 기인한 바이지만, 하나의 문화와 사유가 집적된 역사물이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집적물로서 󰡔삼국유사󰡕를 통괄하는 코드는 ‘신이성(神異性)’이며, 그것은 ‘신성’과 ‘기이’가 결합된 형태로 나타난다. 이 신성과 기이, 그리고 그 주변에 ‘인간’이 놓이게 됨으로써 서사적 면모가 뚜렷해지기 시작한다. 이런 형태를 ‘신이구조’라 하고, 그런 예를 ｢김현감호(金現感虎)｣와 ｢조신(調信)｣ 같은 작품을 통해서 확인해 보았다. 아울러 신성보다는 인간과 기이와의 만남을 통해서 서사적 활성이 강화되며, 이것이 초기 서사의 주요한 지표라는 점도 가늠해 보았다. 이렇게 구축된 초기 서사의 흐름은 향후 일정 기간 이어지고 있으며, 또 이것이 한국 서사문학의 중요한 저변이란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