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소설에 형상화된 시민성 연구

국문 초록 (Abstract)

단편소설이 대부분이었던 60년대와 달리 70년대에는 연작소설, 장편소설, 대하소설 등이 주를 이루는데, 권영민은 이러한 변화가 작가의 개인적인 창작 취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시대상황의 변화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70년대 이후 산업화로 인해 사회가 점차 다양하게 분화되면서 개인적인 삶과 사회상황을 총체적으로 형상화할 필요가 제기되었는데, 이런 필요가 소설적 장르의 확대를 가져왔다는 것이 권영민의 분석이다. 즉 기존의 단편소설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들을 놓고 장르 확대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연작소설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연작 형태를 띠게 되면서 소설의 내적인 공간이 확장되었고 그로 인해 다양한 인물의 공존과 사건의 지속적 전개가 가능하게 되었다. 이런 형식적 변화를 기반으로 작가는 사회의 발전과 모순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 되었다.
윤흥길의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이하 아홉 켤레)는 70년대 소시민 문학의 전형으로 평가된다. 특히 그간의 많은 연구들이 주목했던 단편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이하 ｢구두｣)의 주인공 권씨는 소시민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구두｣를 ｢직선과 곡선｣, ｢날개 또는 수갑｣, ｢창백한 중년｣으로 이어지는 연작소설의 하나로 보면 독립된 단편소설로 읽을 때와는 또 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구두｣의 주인공 ‘권기용’이 보여준 소시민적 모습은 ｢구두｣ 보다 앞서 발표된 ｢엄동｣(1975)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엄동｣에서 갈등의 시발점이 되는 사건은 폭설로 인한 대중교통의 마비이지만 그 이면에는 서울시의 무허가 건물 철거와 광주로의 강제 이주라는 거대한 문제가 놓여 있다. 주거권을 둘러싼 문제는 70년대 초 한국사회를 뜨겁게 만든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 대중교통을 비롯해 도로나 배수시설 등 기본적인 주거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철거민들을 이주시키면서 여러 문제가 불거지게 되었다. 게다가 ｢구두｣에서 권씨가 하소연한 것처럼 “관할과 소속이 각기 다른 서울시와 경기도가”(｢구두｣, p.176) 무리한 과세를 요구하면서 광주로 이주한 사람들은 최소한의 주거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다. 도시계획이라는 명분 아래 개인의 주거권을 침해하는 이러한 상황은 분명 국가가 책임져야 할 문제적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국가의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문제의 땅으로 이주”(｢엄동｣, p.94)하게 된 것이 “다 자기 못난 탓”(｢엄동｣, p.99)이라며 모든 문제의 책임을 개인의 무능력으로 돌린다. “억울하면 내일이라도 당장 살기 편한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Citizen's growth, embodied in 70s' sequence novel. Yun, hong-gil's 『The man who remained with 9 pairs of shoes』 is evaluated as a model of 70s' petit-bourgeois literature. Particularly, Mr. Gwon, the main character of 「The man who remained with 9 pairs of shoes」, a short story, particularly which meanwhile lots of researches have paid attention to, can be said to be a model of petit-bourgeois. However, considering this novel as one of sequence novel, continued to 「Straight line and curve」, 「Wing or handcuffs」, 「Pale middle age」, we can find another meaning which is different from reading individual short novel. Gwon, who was indifferent to others' pain or justice of community and only thought highly of own safety and interest, reflected on one's past petit-bourgeois' behavior, coward and selfish, taking the opportunity of a female factory worker, Sundeok's accident, and started active resistance. When considering that the core of citizenship is insubordination and resistance, Gwon's behavioral resistance can be said to show the possibility of growth to the citizen. To see this circumstance, during the 70s, called as the dark ages of citizen discussion desire for the citizen was loaded, and it can be interpreted that such desire was concretely embodied through literature. The poin